올해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행복하고, 시원섭섭한 한해였다.

회사 업무에 적응하며,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아서 아쉽게도 올해는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했었다.

쓰다보니, 회사 얘기밖에 없어서 무슨 회사 홍보 하려고 쓴 것 같아 좀 느낌이 이상하긴 하다. 흠….

그래도 안쓰기는 아쉬우니, 무슨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되새겨 보며, 내년엔 좀 더 발전해보자!

KRAFTON 입사

최종적으로 입사할 회사에 오기까지, 약 2개월 동안 8 개의 회사와 프로젝트에 지원했고, 6곳에 합격했다.

정말 분에 넘치는 운빨(?)로 여러 회사에 합격하게 되어 행복한 고민을 했었다.

최종적으로 크래프톤에 합격하여 입사하기로 결정하였고, 결정의 이유는 두가지였다.

첫째는 이전엔 경험하지 못했던 면접 난이도에 팀 자체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그 당시에 거쳤던 그 어떤 회사보다, 면접의 수준과 난이도가 높았다.

필기 면접을 보고 잠시 휴식하고 바로 대면 면접을 보러갔는데, 당시엔 한 시간 정도면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면접이, 2시간 30분 정도 진행되었다.

CS 지식, 운영체제, C++, 수학, 자료구조, 즉흥적으로 생각하는 게임 피쳐를 만들기 위한 접근법 등등.

많은 질문들과 함께 후끈해져가는 면접실에서 서서히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생기며, 후반부에는 자신감을 잃어버려 머리가 좀 하얗게 변했다.

“이게… 진짜 면접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이미 떨어졌지만 면접관 분께서 내 부족한 점을 알려주려고 질문을 계속 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도로 깊게 면접을 봐주시면서, 시간 내주신 부분에 정말 감사했다.

마지막에 PD 님께서 면접비도 챙겨주시고,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해주셨는데,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짧은 말씀을 드리고 집으로 갔었던 것 같다.

면접때 받았던 질문들 몇개를 찾아보다 9303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데 하염없이 창밖만 구경하며 집에 갔었다.

제대로 대답하지 못해서 아쉬웠고,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라 더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압도적이었던 면접 난이도 때문에 이 팀에 합격하실 분들은 일하면서 얼마나 많이 배울 수 있을지 궁금하고 부러웠다.

기대를 접고 있었는데 2주 정도 지나서 크래프톤 인사팀에서 전화가 왔고, 1차 면접을 합격 했다고 하셨다.

당시엔 정말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당연히 망쳤다고 생각한 면접에서 어떻게 이런 결과를 받은 것일까.

나중에 입사하고 면접관으로 참여하셨던 TD 님께 여쭤보니 딱히 못본 것도 아니고, 면접 시간이 길어진건 물어보고 싶은게 많아서 였다고 하셨다. ㅎㅎ; (정말이죠…?)

이것 저것 많이도 적어서 그랬던 것 같다. 아무튼 여러분은 확실히 자신있는 내용만 적으시길… ㅠㅠ 결국 밑천이 다 들어나버렸..!

둘째는… 말하기 좀 속보이는 것 같아서 부끄럽지만 연봉이었다.

와…. (부럽다…)

성장과 돈 그 사이에 하나만 고르라면, 아직 많이 배워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고를 것이다.

하지만… 둘 다 고를수 있다면…?

이미 면접 이후로 그럴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들어가게 된다면 성장에 대한 것은 걱정이 없겠구나 싶었다.

그 와중에 뉴스로만 보던 대졸 신입 초봉 6000 까지… 한 번 경험해보고 싶었다.

평균적으로 경력 5~6년 정도를 거쳐야 받을만한 금액을 신입 주제 받아볼 수 있다니… 너무 궁금했다.

그런데… 워낙 단순한 사람이라 그런지 그냥 먹고싶은거 다 사먹고도 돈이 남는다는게 감격스러울 뿐…

생활 면에서는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ㅎㅎ;

아무튼… 그렇게 5월 3일날 크래프톤에 입사하게 되어 판교로 출근하게 되었다!

입사 첫 날에 지급하는 물품들이었다. 텀블러, 달력, 후드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잘 기억안남)

무엇보다 정말 마음에 남던 것은 아래의 편지였다.

크래프톤에는 People 실 이라는 인사팀(?) 같은 팀이 있는데, 내가 생각한 대기업의 딱딱함을 한 번에 깨부숴 주신 임재연 실장님의 손편지였다.

간식과 함께 편지를 넣어주셨고, 편지속에는 행운의 왕 네잎클로버도 있었다.

뜨겁게 응원해주시는 만큼 열심히 해야겠다!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부족함

팀에서 만들고 있던 게임을 처음으로 플레이 해봤다.

면접 자리에서 꽁꽁 숨기시던 게임이었는데, 정말 내가 드디어 이 장르에 손을 대보는구나… 하며 감격했던 것 같다.

게임도 해보고 팀원분들과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루키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마침 입사 몇주 전에 오신 신입 분과 입사 몇주 후에 오신 프로그래머 분과도 금방 친해지게 되었고, 어느정도 서로서로 의지하며 다같이 금방 회사에 적응했던 것 같다.

(추후 다같이 이적하는 전설의 3인방이 되어버린…)

그렇지만, 루키 트레이닝을 하며 들었던 생각은 여전히 내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C++ 에 대해서도, 수학과 CS 에 대해서도 너무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게임 제작 자체에만 너무 몰입해서 프로그래머로써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처음 봤다면 모를 수도 있겠다~ 싶은 루키 트레이닝에 나온 주제들이었지만, 난 한 번씩 공부했던 부분들이었다.

제대로 기억나지도 않았고,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었다. 그런 만큼 새로 배운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이게 맞나? 아니… 저게 더 맞는 것 같은데? 이렇게 다시 한 번 해볼까…?

처음 받았던 티켓은 컨트롤러 입력 디버깅 메뉴 구현과 개발자 메뉴 구현이었다.

개발자 메뉴를 구현하며, 머릿속으로 스펙을 계속 키우는 안좋은 습관이 다시 나왔다.

“일단 개발자 메뉴를 만들어야되니까, 메뉴 베이스를 만들고, 그걸 상속받는 버튼형, 텍스트 입력형, 슬라이더형 버튼 구조를 만들고, 특별하게 함수를 바인딩 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고, 기획자, 아트, 엔지니어 모두 편하게 세팅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떤 관리구조가 필요할까? 등등…

어찌보면 간단히 답이 나올 수 있는 주제다. 사실 저만큼의 고민에서 끝났다면 모르겠지만, 저 이후에도 여러 고민을 하며 시간을 좀 많이 써버렸던 것 같다.

그래도 결국 잘 이용해주시는 분들을 보며 정말 뿌듯했었던 기억이 났다.

그 이후에도 연출 관련 기능들을 작업하면서도, 생각이 많아지며 작업이 버벅였던 것 같다. ㅠㅠ

나 혼자 간단히 뚝딱거리던 게임 개발과 다른 진짜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한 코드 퀄리티에 도달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그래도 좋은 습관과 코드를 짜며 생각해야하는 것들에 대해 많이 알게된 좋은 시간들이었다.

짐싸!

딱히 쓸 필요는 없지만, 분위기 환기를 위해 적어보자면…

입사하며 들었던 이야기중 하나가 있었는데, 그것은 10월 쯤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10월이 되었고, 진짜 다른 건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이때가 판교에서 일하는 마지막 날로 금요일 이었던 것 같은데, 소소하게(?) 짐을 싸두고 퇴근했다.

이게 머선129

그리고 새 건물에 출근했는데…!

?????? 뭐야… 로비 왜이렇게 좋아?

이게… 게임 회사…? 아니.. 우리 회사?

첫날이라 최현석, 오쉐득 쉐프님와서 요리를… 해준다고…?

이게… 진짜 내 자리라고….???

뒤만 돌면… 조선 펠리스 호텔 뷰가 나오는데 이게 진짜 현실? ㄹㅇ? 진짜?ㅋㅋㅋ

몇 일 동안 감탄을 금치 못했던 것 같다.

딱히 아직 뭔가 많이 한게 없지만서도… 크부심이 폭발했었던 것 같다.

팀도 프로젝트도 회사도 건물도 모든게 너무 완벽해! 띵작 개발 가즈아!!!!!!!!!!!!!!!!!

Challenger’s Dept

Ah shit, here we go again.

아쉽게도 입사 5개월만에 프로젝트가 드랍되었다…

5개월 따리 신입주제에 뭐가 그렇게 아쉽냐 할 수 있겠지만 정말 만들어 보고 싶었던 장르의 게임이었고, 배울것도, 같이 해보고 싶은 것도 정말 많았던 팀과 프로젝트였다.

그럼에도 이렇게 끝이라니… 새해 시작과 함께 백수였는데… 다시 백수가 되는 것인가…?

라고 생각하는 순간, 챌린저스실로 이동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유로운 분위기, 무엇이든 시도해볼 수 있는 환경. 어떻게보면 개발자의 이상향인 공간이었다.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느낌은 얼마 안가 곧바로 사라졌고, 무언가 다시 처음부터, 부담없이, 자유롭게, 시도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PUBG 로 갑니다.

펍지… 다녀보고 싶었다. 2018년 부터 말이다.

어찌저찌하여 크래프톤에 있던중, PUBG 쪽에서 먼저 사내 이동을 제안해주셔서 옮기게 되었다.

옮기기 이전까지 정말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이전 팀원분들과 하고있던 프로젝트가 있었고, 배경과 장르가 여전히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PUBG 라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성공 해버린 게임에 내가 가서 뭘 해도 티나 날까 싶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이동해버리면 내가 이분들을 배신해버리고, 도망가버리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떠난 이유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던게 가장 컸다.

라이브 경험, 네트워크 게임 개발 경험, 슈팅 장르 게임 개발 경험.

이 세 가지를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내가 지금까지 제일 오래 플레이했던 게임이 배그 였던 이유도 있었다.

그럼에도, 후회할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이미 완성된 성공과 새로운 도전중 고르라면, 난 항상 가슴이 좀 더 뛸 수 있도록 새로운 도전을 골랐던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 2년도 되지 않은 경력에 벌써 두 번이나 드랍을 겪고 나니까 마음이 좀 변한 것 같다.

한 번쯤은 성공이 어떻게 생겨먹은 것인지 보고오는게 좋을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떠나기로 마음 먹게 되었다.

아무튼 이렇게 연말에 얼렁뚱땅 덕업 일치까지 이루어 버렸다.

올해 회고에 잘했던 일과 잘못했던 일을 적어보려니 뭔가 너무 무감각해져서 억지로 쓰는 느낌이 들어 그냥 지워버렸다.

올해보다는 내년 회고에서 더 나은 글을 써보도록 노력해야겠다.

내년에 무엇을 적을 수 있을지 너무 기대된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고, 여러분 모두 내년에도 역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