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참 스펙타클한 해였던 것 같다. 내겐 지금까지 살면서 성취감 하나는 최고인 한 해였다.

졸업작품인 AWAKE (구 HACKED)를 잘 만들어 내놓았고, 관심있던 회사에 취업을 하고, 다양한 기회들과 인연들이 올 한 해를 풍족하게 체워주었다.

회고를 처음 써보는 것이라 무얼 어떻게 써야할지 잘 모르겠다. 무엇이든 남겨놓고 나중에 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자기 반성을 위해 한 해를 돌아보면서 잘했던 일들과 후회되는 일들, 그리고 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은 것들을 개인적으로 정리해보겠다.

졸업 작품 (AWAKE)

졸업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교내에선 꽤 잘 한다고 알려진 팀원들을 모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모였던 사람들이 결국엔 다 내 친구들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좋은 사람들과 운좋게 인연을 계속 쌓아왔다는 것이 일단 가장 잘 했던 일 같다.

후반부에는 취업을 해서 참여를 못했지만, 결국엔 게임도 꽤 잘 나왔고, 현업분들께 보여줘도 쪽팔리지 않는 내 나름의 프라이드가 깃든 작품이라 아주 흡족하다.

잘 했던 점도 있지만, 아쉽거나 잘 못했던 점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15인이 넘는 졸업작품 기준에선 대규모 팀을 운용하면서 내부적으로 사람과 사람끼리 생기는 마찰과 여러 의견 대립등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팀장이기전에 사람이었고, PD이기 전에 프로그래머였기에, 지금 당장 결정해야할 일들을 조금씩 미루게 되었었고, 진전없는 회의를 계속 할 때 쯤이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

모두가 동등한 학생이기 때문에, 내부에서 정한 직급에 대한 리스펙이나, 어느정도 픽스된 기획에 대해 불확실성을 베이스로 한 지속적으로 태클이 걸렸고, 합리적인 설득을 끝낼 쯤이면, 아예 새로운 기획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생겼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나도 그중 하나였다.

내부적인 분위기는 지속적으로 양립되는 분위기였고, 활기넘치고 즐겁던 팀은 어느세 하나 둘 금이 가고 있었으나, 모두 알면서도 모른척 하며 앞으로 나아갔던 것 같다. 이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했어야 할게 나였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팀원들에게 미안하고, 참 후회스럽다.

나 혼자만의 노력으론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는게 참 명확한 순간이었고, 원래의 분위기로 되돌리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계속 기울였지만, 이미 생겨버린 금은 어쩔수 없이 깊은 구멍이 되어있었다.

지금에 와서는 모두 없었던 일이었던 것 처럼 잘 지내고 있으니 뭐.. 어찌됬던 해피 엔딩이라고 봐야할까? 좋았던 일도, 싫었던 일도, 힘들었던 일도 많았지만, 작업자이기 전에 친구이기에 모두에게 좋은 일들만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같이 하나의 팀이었어서 참 재미있었다. 끝났다는 후련함과 언제 이렇게 다시 개발해볼 수 있을까 싶은 추억이 되어서 아쉬움이 공존한다.

다시 한 번 해볼 수 있다면, 정말 잘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찌질한 생각이 든다. 그만큼 스스로에게 아쉬움이 짙어진 일이 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그만하면 잘 했다고 하지만, 내게는 평소에는 하지 않던, 결과 뿐만이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취업 (EVR Studio)

졸업작품을 보고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 임원분께서 페이스북 메신저로 연락이 오셨었다… 저 때가 방학 극 초기였을 텐데, 라면 끓이고 있다가 깜짝 놀랐던게 기억이 난다. ㅋㅋㅋㅋ

이때 회사에서 국내에서 정말 보기 힘들었던, 그리고 정말 내가 만들고 싶었던 종류의 콘솔 게임을 제작하고 계시다고 말씀하시면서 게임 영상을 하나 보여주셨는데, 푹 빠져버렸다.

사실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를 제외하고서도 일명 3N 에 포함되는 회사를 포함 4곳의 회사에서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을 통해 운좋게 연락이 왔었는데, 가게 된다면 모바일 게임, 양산형 게임 유지보수 그게 아니였다면 건설 회사를 가게될 뻔 했다.

그래서 전공심화 졸업까지 생각해 취업을 가능한 미루려고 했는데, 영상을 보고 나니까, 정말 이 곳이다! 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 그래서 정말 진심을 담아 면접을 봤고, 운 좋게 합격했다. 아직도 같이 일하시는 분들에 비해서 한없이 부족한 실력이지만, 그래도 같은 일원이라는게 너무 행복하다.

가끔 주위 분들이 대기업을 가지 그랬냐 라고 하시는데, 어차피 나중엔 다 가게될 것 같고, 회사의 규모를 떠나서, 만들고 있는 작품이 주는 의미가 내겐 너무 크다.

내 첫 커리어를 내가 만들고 싶던 장르로 만들 수 있다는 건, 적어도 내 기준에선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는 아닌 것 같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만들어서 출시해 누군가 깊게 몰입해 게임을 하고있는 모습만 봐도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모두 함께 열심히 만들고 있으니까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조금씩이라도 하는 개인 공부

프로그래밍 관련된 부분을 포함해 모델링, 웹, 요리, 게임 엔진을 만들기 위한 수학, 물리학 등등 잡다한 지식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퇴근하고 일하는게 마음잡기가 힘들어 요즘은 조금 시들해졌지만, 새해 뽕을 맞으며 더 열심히 공부하도록 해야할 것 같다. 블로그도 조금 더 활성화 시켜보고싶다.

특히, 수학과 물리학을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게임 기능을 개발하다 수학과 물리학 지식이 부족해 정말 많이 해맸던 기억이 난다.

평생 하지 않던 “아 공부좀 더 할껄”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자신에게 너무 괴로웠다.

이미 중고등 교육과정을 거치며 배웠어야할 것 들이지만, 배운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공부에 흥미도 별로 없어 암기처럼 외웠던 것들을 잊어먹었기 때문에 후회가 막심했다. 그나마 이제라도 조금이나마 흥미가 생겼으니, 열심히 공부해봐야겠다.

결론적으로는 이것 저것 다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욕심만 있고, 행동이 너무 부족했다. 바쁘고 피곤하다는 생각에 하루 이틀씩 넘겨버린 되돌릴 수 없는 시간들이 너무나 아깝게 느껴진다. 이 부분이 최고로 후회된다.

이 후회는 거의 평생을 해온 후회들이지만, 이 작은 반성마저 없다면, 지금도, 내일도 똑같은 후회를 안고 살 것 같다.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별 것 아닐지라도 최근 꾸준함의 의미를 가장 잘 설명한 사진 한 장을 보게 되었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사진이지만, 요즘 내겐 가장 어떠한 명언보다도 가장 와닿는 것 같다.

건강해지자

나이는 아직 창창한 24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몸은 이질적으로 망가져있다. 지금까지 내 자신을 돌보지 않았던 것이 내게 너무 미안하다.

공부도, 인간관계도, 일도, 건강할 때 비로소 제대로 그리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내겐 늦었다는 후회를 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항목인 만큼,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마치며

돌이켜보니 올 한해 내게 도움을 주신 분들이 참 많다. 내 첫 커리어를 시작하게 해주신 분들, 내게 조언을 해주신 분들, 내게 가르침과 지식을 전해주신 분들, 내게 선물, 편지를 보내주신 분들, 뵙기 어렵지만 만나주신 분들 등등 인간관계에 대한 후회가 글을 적으면서 참 커졌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어느 부분에선 꽤 나쁘지 않게 하고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좋은 것이던 나쁜 것이던 받은 만큼, 배로 갚아 주고 싶다.

회고를 끝마쳐보니, 잘 한 것들보다 후회가 더 많은 것 같다. 뭐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참 씁슬하다. 그래도 잘 한 것 같다. 내년에는 좀 더 잘 한 것들이 많은 회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무얼 먼저 시작해야할지,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당장은 운동을 하러 나갈건데, 걸으면서 조금 생각해보면서 정리해봐야겠다.